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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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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과 함께 한 나의 인생
합창과 함께 한 나의 인생 나의 미래


얼마 전 코치합창단 정기공연 뒤풀이 회식이 있었다. 그 날은 내가 태어난 지 61번 째 되는 생일, 즉 회갑이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 인생 전체 생일 중 최고로 행복한 날이었다. 합창단 단원 중 동영상을 잘 다루는 분이 노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배경음악으로 내 사진과 가사를 넣어 슬라이드를 제작해 주셨다. 그것을 상영하면서 단원들이 함께 축가를 불러 주었는데 가슴이 찡 하도록 감동이 밀려왔다.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 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이 노래 가사에서 ‘고마운 사람’이 내 삶에 긍정적이 영향을 미친 좋은 사람을 지칭할 때도 있지만 나는 때로 ‘합창’을 대입해 보기도 한다. 합창이야말로 내 삶을 따뜻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통해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는가를 반성하기도 한다. 내 삶에 음악이 없었더라면 특히 합창을 경험하지 못하고 살았더라면 아마 지금 보다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삶이 되었을 것이다.

인생과 닮아서 더 아름다운 음악

나는 어려서부터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합창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내는 목소리와 나와는 다른 목소리가 같이 섞여서 나오는데 그 어울림이 참으로 오묘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힘과 용기가 되고 따뜻한 위로가 되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음악이란 높고 낮게, 크고 여리게, 짧고 길게 이런 것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시간예술이다.
우리 인생에서도 급히 달려가야 할 때가 있고 천천히 생각하고 음미하면서 가야할 때가 있다. 강하게 소리쳐 자신의 주장을 펼치거나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할 때가 있는 반면 조용한 소리로 자기 자신 또는 옆 사람에게 속삭이면서 대화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음악에 높고 낮음이 있듯이 삶에도 굴곡이 있다. 하는 일이 잘 되어 기분이 좋고 남들에게 인정받아 즐거운 때도 있지만 하는 일이 꼬이고 안 되어 절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음악에 쉼표가 있듯이 때로는 침묵하며 조용히 사색에 잠겨 어떻게 사는 게 올바르고 아름다운 삶인지 생각 해 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평소 어떤 음악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한다. 요절한 가수들의 노랫말을 잘 살펴보면 아픔과 슬픔을 주로 노래한 경우가 많고 배우자와 헤어진 가수들 중에는 이별을 많이 노래한 경우가 많다. 반면에 오래도록 사랑 받는 가수들은 희망을 노래하고 치유와 회복을 노래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정할 때 이왕이면 건강한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있는 노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으로 시작한 첫 지휘, 어느덧 30년

고교 시절 성가대 총무를 맡고 있었다. 어느 날 주일 저녁 찬양을 준비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지휘자가 화를 내면서 나가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는 지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들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만 하고 있는데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찬양은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나머지 연습을 지휘했다. 예배 시간에 나의 지휘로 무사히 찬양을 마치게 되었고, 이후 목사님께서 내게 지휘를 맡기셨다. 이것이 내가 오랫동안 지휘를 하게 된 계기다.
고등학교 때는 고등부 성가대를 지휘했고 대학 시절에는 성인 성가대를, 군대에 가서도 군 교회에서 지휘를 하였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도 지휘를 계속 했다. 첫 직장인 한국유리 인천공장 합창단을 지휘하였고, 동양매직 수원공장에 근무할 때는 내 주도로 합창단을 만들어 지휘를 했다. 당시 경기 근로자 문화예술제 합창 부문에서 「남촌」이란 곡으로 대상을 받는 영광스러운 일도 있었다. 그때 받았던 상금으로 외로운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무의탁 노인요양원에 사랑을 전하기도 하였다. 고교 시절부터 지휘를 해왔으니 중간에 사정상 쉰 기간도 있었지만 30년 넘게 하는 셈이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 지휘자 활동이지만 합창과 관련하여 여러 좋은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서도 공대 기계공학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그래서 매년 각 음악단체에서 하는 지휘자 세미나를 30 년 넘게 참여하고 있다. 전공자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까봐 지휘자를 전문적으로 교육시키는 한국지휘자 음악대학에서 지휘공부와 성악발성 공부를 하면서 지휘의 기초와 심화과정을 이수 했다. 지금 내가 자신 있게 지휘를 하고 있는 배경이다.
지휘하면서 보람 있는 일도 참 많았다. 특히 20년 전의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찬양선교 여행을 잊을 수 없다. 우리말로 합창을 했는데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눈물로 감동하는 것을 보고 음악이 전 세계 공통 언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의 감동은 지금까지 내 가슴에 남아있다.  

코치합창단으로 코칭문화를 확산하다

지금 지휘하고 있는 한국코치합창단은 창단 4년이 지난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주로 강사와 코치들로 이루어진 특별한 합창단이다. 매년 전문 연주홀에서 정기연주회를 하고 가을에 열리는 코치대회에서는 대미를 장식하는 종료 직전 공연을 하는데 코치들의 환호와 격려가 있어서 힘이 많이 된다.
2018년도에는 한국코치협회로부터 ‘올해의 코치상’을 받기도 했다. 코치합창단 지휘자로서 합창단 활동을 통해 코칭문화 확산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지휘자 보다는 단원들이 받아야 할 귀한 상이었다.
지난 8월에는 제3회 정기공연을 CTS 아트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 연습하는 동안 우리 단원들은 가사에 위로를 받았고 화음의 아름다움에 취하였으며 공연 당일 날은 관객이 보내는 환호와 박수에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 시간에는 자신이 느낀 감동과 관객이 들려주는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단원들은 이번 공연에서 특히 노래에 맞춰 부모님 사진이 영상으로 나오는 장면, 노래 가사 등에서 느낀 감동 등이 컸다고 말했다.
‘하루는 문득 생각하다 울었다. 슬며시 내 맘 쓸고 간 얼굴이 있어 한 번도 그 길을 쉬지 않으신 아버지. 한 번도 그 무게 보이지 않으신 아버지. 오늘은 나도 그 길 위에 서서 묵묵히 그 무게 느끼네.’
이처럼 아름다운 가사를 노래로 부를 때 남성 관객들도 눈물을 흘릴 정도였으며 가사를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을 곁들이니 감동이 배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처음 무대 경험을 한 단원 중 ‘내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것을 드디어 찾았습니다. 바로 합창과 사진입니다.’ 라고 말씀하신 분이 게셨다. 그 분은 전문 사진작가인데 ‘합창이 이렇게 큰 울림과 감동을 주는지 이제야 알았다고 소감을 말해 모두들 감동했다. 이번 공연에는 특별히 어린이 솔로가 있었는데 아이 아빠가 처음 자신의 딸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번 무대는 가족이라는 그 이름을 부제로 하여 가족사랑에 관한 노래를 많이 넣었다. 「가족」, 「내 아버지」, 「엄마」, 「쉼」, 「매일 그대와」, 「우리」 등 노랫말이 가족사랑에 관한 곡들이 6곡이나 되는데 한 곡 한 곡 연습하면서 그리고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합창단원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고 무대에서는 청중들에게도 감동을 전할 수 있었다.
  
좋은 음악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도구

내 인생에 음악이 없었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난 음악을 사랑한다. 특히 합창음악을 사랑한다. 독창자는 자기 혼자 잘 부르면 되지만 합창은 서로 남을 배려해야 하고 자기 목소리만 크게 내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서 화음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합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품이 좋은 사람들이다.  
앞으로 합창을 통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만들고 싶다. 교도소, 양로원 같이 소외된 분들을 찾아가서 합창으로 위로해 드리고 싶다. 나는 기업과 공공 기관 혹은 학교나 군부대 등지에서 리더십이나 코칭, 대인관계, 소통, 행복 등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강의를 할 때에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교육생들과 같이 부르기도 하고 인생설계 강의를 할 때에는 「산다는 것」을 노래하고 리더십이나 코칭 강의를 할 때에는 「You raise me up)」을 부르면서 가사의 의미를 교육생들에게 알려주며 강의를 마무리한다.
좋은 음악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곳곳에 합창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학교와 직장에서, 자치단체와 주민 센터에서, 양로원, 군부대와 교도소에도 합창단이 생겼으면 좋겠다. 여야 정치인들이 같이 모여 합창을 할 수 있다면 이념이 다르더라도 합창하는 동안 화합과 협치도 이루어질 것이고 아마 지금보다 정치적으로도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속해 있는 코치합창단의 계획 중 언젠가 여행을 하면서 합창과 코칭을 병행해 보는 꿈이 있다. 예를 들면 4박 5일 여행일정 중 낮에는 관광지를 다니면서 고객의 꿈을 구체적으로 달성 가능하도록 돕거나 관계 회복의 문제를 갖고 있는 분을 코칭하고 저녁에는 모여서 합창으로 감동을 나누는 것이다. 쉬운 곡은 관객과 같이 부르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드는 감동의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벌써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한국코치합창단 지휘자 최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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